喪輿상여집의 공포
페이지 정보
작성자
본문
喪輿상여집의 공포 / 노장로 최 홍종
생각만 해도 느낌이 아직도 선명하고 하얗다.
마치 뒤에서 누군가
가녀린 목덜미를 순식간에 낚아채는 것 같이
무서움의 손아귀가 옴짝도 못하게 움켜잡는다.
마을에 들어서자 다리는 녹 쓴 서까래처럼
사마귀 긴 다리 되어 엉금엉금 기는데
동구 밖에 다 쓰러져가는 지붕만 앙상한
이 초라한 토굴 같은 몰골이 검은 달이 되어
휘감고 몰아쳐 으스스 하게 몰고 간다
여남은 상여꾼이 슬픈 가락을 메고 저승길로 갈 때는
그 속에 망자의 영혼이 누워 구천을 맴돌고
크고 풍성한 원색의 꽃들이 외로움을 달래며
마지막 가는 길을 눈물겹게 따라주었는데
行喪행상 상여가 나갈 때 그 행렬 모습이 그래도 좋았는데
다 쓰고 난 후에 모셔둔 이곳이
왜 그렇게 지나갈 때마다 어린소년의 애간장을 태웠는지
붙들고 가는 손이
땀이 흠뻑 흥건히 고이곤 했다
댓글목록
정건우님의 댓글

예, 저도 고향 마을 성황당 근처의 옛 상여집이 생각납니다.
정민기09님의 댓글

좀 으스스하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