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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이 부는 곳을 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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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유리바다이종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42회 작성일 23-02-13 0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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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이 부는 곳을 알고 있다 / 유리바다이종인



나 어릴 적부터 시원한 바람은

산 위에서 분다고 노래를 배웠습니다
땅에서 멋지게 한번 살아보겠다고 나 땀을 흘렸으나
나는 한 번도 바람의 출처를 알지 못했습니다

땅에서 부는 바람들이 평생 나를 괴롭히기 시작했습니다
내 얼굴을 문신처럼 할퀴었고 야금야금 나를 훔쳐갔습니다
내가 찾고 부르짖었던 바람은 그 어디에도 없었습니다
하지만 나는 더 갈 곳이 없어 눈물로 찾아 헤맸습니다

젊은 시절에는 보이지 않았던 바람의 주인이
힘없이 주저앉은 늙은 나에게 찾아왔습니다
하도 마음이 간절하여 내려오게 되었다면서

육신에게 부는 바람은 잠시 시원하지만
나는 너에게 영원히 시원한 생명수 바람을 주리라

나는 그 약속을 믿고 자세히 알고 싶어
가장 높은 산을 향해 자꾸 오르기 시작했습니다
산 아랫사람들은 나를 보고 비웃었습니다

세상에 널려 있는 것이 바람인데
듣지도 보지도 못한 이상한 바람을 찾는다며
지독한 비웃음의 화살을 쏘아대기 시작했습니다

나는 바람 잘 날 없는 세상이 싫어요
사랑과 평화가 있고
사망도 고통도 없는 영원한 바람을 만나고 싶어요

나는 억센 바람을 얼굴에 맞으며
산을 오르고 또 올라갔습니다
수많은 산 중에 하나를 찾지 못해
어느 날 절망하며 쓰러져 있을 때

처음 내가 들었던 그 바람소리가 들려왔습니다
바로 내가 찾아 헤맸던 바람이라 알려주는데
내가 이 산의 이름이 무엇이냐고 물으니
하늘에서 땅으로 내려온 시온의 성산이라며
내 눈에 흐르는 눈물을 씻어주시면서
비밀한 일을 가르치고 알려주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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