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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의 향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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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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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정민기09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2건 조회 183회 작성일 23-02-17 11:34

본문

 동백


 정민기



 바다가 가까운 우체국 앞
 우체통을 열어 집배원이 코를 벌름거리며
 바람이 지나가는 줄 모르고
 집요하게 동백 향기를 맡고 있다
 삼치 맛을 처음 본 갈매기가 그 맛을 찾아
 끼룩거리며 날아오른다 차마
 새빨간 거짓말 같은 혓바닥을 내밀 순 없다
 하늘 한가운데에 부메랑처럼 박힌 낮달
 헤어 나오기가 애매한 마음이라도 되는 듯
 준비되지 않은 사랑이 플래카드가 되어
 인정사정없이 펄럭거리고 있다
 눈물처럼 바닥을 나뒹굴다가 슬픔도 잊고
 반쯤 넋이 나간 듯 함박웃음 짓는 얼굴
 봄으로 가면서 바람은 결국 투항하여
 두 손 머리에 올리고 어딘가로 불어가는데
 어느 곳에서나 맞서려고 하지 않는다
 갈수록 늙어가는 바람, 다시 젊어지는 바람
 시린 비가 내리고 찬물 끼얹는 소리
 납작 엎드린 길을 짓밟으며 오고 간다
 쌓인 눈이 배송된 듯 녹아내린 그 길
 연필그림처럼 하늘에 먹구름이 떠 있다





정민기 (시인, 아동문학가)

[프로필]
본관은 경주이며, 문헌공파
1987년 전남 고흥군 금산면 어전리 평지마을 출생
2008년 <무진주문학> 신인문학상 (동시 부문)
2009년 월간 <문학세계> 신인문학상 (시 부문)
경력 '사이버 문학광장' 시·동시 주 장원 다수 / 동시 1편 월 장원<책 기타>
수상 제8회 대한민국디지털문학대상 아동문학상,
제1회 진도사랑 시 공모전 입선
지은 책으로 시집 《소금 창고에서 날아오른 소금 새 한 마리》 등, 동시집 《봄이 왔다!》 등
동시선집 《책 기타》, 시선집 《꽃병 하나를 차가운 땅바닥에 그렸다》
제1회 진도사랑 시 공모전 수상시집 《여가 진도여》(공저)
전남 고흥군 봉래면 신금리 원두마을 거주

e-mail : jmg_seelove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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