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나들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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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나들이 /淸草배창호
바람에도 그리움이 있었는지
깊은 속내는 알 수 없지만
오직 자연自然 많이 할 수 있는 태동을
한 꺼풀씩 깨어난 봄의 입김이
드센 바람도 기지개로 전신을 핥아
빙하의 결로마저 봄눈 녹인 듯합니다
가고, 옴을 예감하는 시린 겨울은
언제나 그래왔듯이 늘 있었든, 일인데도
첫발의 운을 띄기가 그토록
곁을 주는 만큼 어려웠는지도 모를
시절 인연에 밀려가야 할 서리꽃은
밤새, 우수에 젖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뽀드득, 지르밟는 운율의 소리에도
까치발 띄는 옹색한 한 줌 햇살이지만
보란 듯 새 움이 트고
속 뜰을 열어 보이고 싶은 연둣빛 풀물이
산기슭 낙엽교목을 헤치고 돋은 노루귀꽃
날로 관조에 든 찬찬한 이 봄날을!
댓글목록
안국훈님의 댓글

비 내리는 우수 지나더니
불쑥 찾아온 한파에 일찍 동면에서 깨어난
개구리가 얼어 죽듯
오묘한 자연의 법칙 앞에도 이따금 심술이 통하나 봅니다
마음 따뜻한 하루 보내시길 빕니다~^^
정심 김덕성님의 댓글

슬적 지나가버는 바람
특히 겨울바람은 그리움이 있어 보입니다.
깊은 속내는 알 수 없지만...
가고, 옴을 예감하는 시린 겨울은
늘 있었든 일인데도
첫발의 운을 띄기가 그토록
어렵다는 표현이
첫 나들이임을 말을 하네요.
귀한 작품에서 감명 깊게 감상하고 갑니다.
환절기 건강하시기를 기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