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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 빛은 이사 따라 산다.

페이지 정보

작성자 profile_image 노장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2건 조회 192회 작성일 23-03-01 14:21

본문

별 빛은 이사 따라 산다.   /   노 장로   최 홍종

 


봄의 매화 꽃 구경에 옆 동네엔 수선화도 있어

산수유 꽃이 노랗게 피면 눌러 앉았는지

꽃들이 지고나면 이제 그만 보따리를 싸야한다

며칠 그래도 참고 살고

여름에는 지붕에서 나오는 장맛비에 오줌을 싸다가

참다가 참고 견디다 지붕 뚫린 빗소리에 낙수물을 받다 또 옮기고

가을에는 소풍가듯이 떠나고 아쉽다

황금빛 물든 은행잎이라도 보고 조금 늦추어 가지

겨울에는 눈발이 지붕위에까지 밀치니

가만히 어쩔 수 없이 이사를 가야한다

별빛은 무슨 연유인지도 모르고 또 따라 나선다

산동네 하늘이 가까운 마을에 별빛은 먼지 한 점 없이 청아하지만

숨 막히는 도심 속에서 발목도 손목도 다 잘린 것처럼 살다가

낡은 둔탁한 삐걱거리는 풍금소리에 귀를 뻔쩍 별똥별 되어

멜로디가 맞는지 음정이 춤을 추는지 박자를 때리는 드럼소리는

할 수없이 냄비 두 개 숟가락 두벌

사과궤짝 하나 입은 옷 외에는 이 곳에 넣고

이삿짐을 모두 한껏 꾸려 여러 겹으로 싼다

별빛도 찍 소리도 못하고 따라 이사한다.

추천1

댓글목록

안국훈님의 댓글

profile_image 안국훈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남녘부터 전해지는 꽃소식에도
좀체 기척하지 않더니
어느새 양지에 수선화 새싹이 움트고
잠자던 매화 꽃망울이 한껏 부풀고 있습니다
고운 하루 보내시길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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