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인지 밭인지 구름 속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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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인지 밭인지 구름 속에서 / 노 장로 최 홍종
내일도 여전히 촬영은 새벽부터 일찍 있을 모양이라
서둘러 내일 촬영 준비에 정신이 없건만
함께한 후배 강 교수는 이국 촬영이 처음이라
오늘 하루도 엄청 피곤한 강행군이었던 모양이다
코고는 소리가 우렁차고 천상천하에 안하무인眼下無人이다
잠자리가 바뀌어 꽤나 애먹고 눈치코치 없이 품어져 나오는
말릴 수도 없는 그 피곤한 숨소리는
자는 동 만동 부랴부랴 준비하여 호기심과 기대 속에
산마루에 서서, 아침 햇살 속에 차츰 나타나는
짙은 안개와 함께한 그림은, 그림이 아니고 나의 눈을 휘둥그레 의심한다.
인간이 어떻게 이런 창작을, 상상도 못한 작품을
구름위에 구름아래에 땅속에 땅위에
이게 누가 무엇을 만들어 놓았단 말인가
그 속에 어렴풋이 소몰이하는 모습이
구름 속에 슬금슬금 나타나는 농부의 모습이 꿈인가 생시인가
위에서 아래가 천길만길인데
논밭이 즐비하게 위 아래로 층층이 끝없이 늘어섰고
보고 있는 카메라의 눈眼은 숨을 멈추고
하루 내내 끙끙 들고 다니는 기계의 샤터 소리가
하나도 무겁지도 귀찮은 것도 아니어서 온 산마루 만상을 깨워
이국 땅 동네에서 나온 아낙네의 손에든 수 공예품 들이
안타깝고 매달리는 그 순진한 눈들에
아침 맑은 산 공기에 눈이 부시다.
댓글목록
안국훈님의 댓글

요즘 파릇하게 자라는 생명의 숨결 느껴지고
유유하게 흐르는 강물 보노라면
절로 자연의 위대함을 느끼게 됩니다
비소식과 함께
행복한 하루 보내시길 빕니다~^^
유리바다이종인님의 댓글

진사님들의 눈으로 포착된 이미지는
그 자체로도 음악이며 詩라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