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우울한 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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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우울한 날이다 / 유리바다이종인
딥키스를 나누었던 추억들아 멀리서 잠잠하라
돌아보니 온통 흙 같은 세월이었다
그래도 사랑했노라 말하니
매화꽃이 피어나며 이르기를 사랑은 무슨 개 뿔
비 내리는 산속에서 번갯불이 친다
제일 먼저 철분이 많은 감태나무가 얻어맞는다
친구 하나가 벼락 맞은 감태나무 지팡이를 선물로 주면서
연수목이라 하여 옛 스님들이 쿵 쿵 산을 울리며 다녔다는데
무슨 일인지 나는 매일 번갯불을 맞는 기분이다
그래도 사랑하였노라 허밍음으로 노래했다
인생이라는 것이 왜 그리도 변명이 많은지
미안했다 말하면 되는 것을
그 한마디 말을 못 하고 흙 속으로 들어간다
오늘은 심히 우울한 날이다
옷을 벗겨내고 딥키스를 나누었던 세월이여
멀리 떠난 듯이 잠잠하라
문밖에서 은밀히 나누었던 그대에게 말하노니
내 씨가 그 몸에 태어나지 않아 다행이었다
우울한 심장에 자꾸 번개가 치고 있다
댓글목록
안국훈님의 댓글

사노라면 문득 외로운 순간도
우울한 날도 있지 싶습니다
그럴 때면 가까운 곳으로
산책을 다녀오거나 신나게 노래를 불러봅니다
마음 따뜻한 하루 보내시길 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