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비 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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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비 소리 / 노 장로 최 홍종
낑낑거리며 나온 한숨은 후들거리는 다리를 안타까운 시선으로
뭐하시려고 이렇게 차고 다니는지
납덩이 무게들이 어이없이 할멍을 흉본다
어디서 그런 힘이 잔뜩 짊어진 할멍들이 뭍으로 올라오자
문득 소리가 귓전을 때리며 소스라치게
갑자기 사이렌이 울려 퍼지고 그 소리가 바다를 울린다
기억속의 이 소리는 어디서 무슨 연유로 구천을 맴도는지
그때에야 무심히 철없이 자란 그때에야
인생노래였고 삶을 지켜온 사계절바다 노래였다
한이 서리고 눈물이 범벅이 된
참고 참다가 할 수 없이 터져 나온 원한의 한 많은 소리들
이제는 일흔 여든 아흔이 되어
상군 해녀라고 우쭐대기보다 아직도 이 일을 놓지 못하고
어렵고 힘든 가슴 밑바닥 소리들이 뼈 속으로 파고들어
맛 집의 이름이 되고 횟집의 간판이 되었건만
할멍들의 절규 소리는 숨비 소리로 만 남아
웃음소리인지 칭찬 인지 트집인지 알 수는 없고
그녀들의 아픔을 어스름 해질 녁에 노을 빛에 담아
우리는 절하며 위로하고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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