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승꽃이 피는 거리에서
페이지 정보
작성자
본문
저승꽃이 피는 거리에서 / 유리바다이종인
얼굴에 피는 꽃을 저승꽃이라 하지 마라
무거운 짐 지고 수고하며 살아온 꽃이다
얼굴 고운 너의 얼굴에 꽃 한번 피워본 적 있느냐
갈 곳 없는 길에서 보행기를 밀고 다니며
공원 벤치에 앉아 있는 주름 많은 8명의 꽃 중에
나는 푸른 꽃이 지나가는 것을 2명 보았을 뿐이다
귀가 잘린 꽃 입을 다물고 시든 꽃 하나라도
외면하거나 함부로 버리지 마라
그 꽃은 너를 낳고 키워온 아버지 어머니다
한 시대가 저물면 새 시대가 오기 마련이다
너의 푸른색도 자랑하지 마라
부패하고 썩으면 무너뜨리고 새로 짓는 법이다
누가 검버섯이라 하고 저승꽃이라 하느냐
여전히 그 얼굴에 피는 꽃들은
쓸쓸한 거리에서 자식을 걱정하고 있는 꽃이다
댓글목록
다섯별님의 댓글

좋은 시를 올려주셔서 눈과 마음이 정화되는듯 하옵니다
저승서 부르는것이 싫어 피부과에서 빼버렸습니다 ㅎ ㅎ
좋은 詩로 자주뵙기를 청 하옵니다. 꾸벅!
유리바다이종인님의 댓글

다섯별시인님, 다녀가시니 고맙습니다
저도 흰머리가 너무 많아져 매번 검은 염색을 합니다
혼자라면 괜찮은데 보는 사람들도 배려해야 되겠더군요
흰수염은 면도하면 그만인데
눈썹마저 하얗습니다 밀어버릴 수도 없고 말이죠 ㅎ
늘 변함없이 건필하시고 건강 잘 챙기시기를
안국훈님의 댓글

요즘 자꾸 진해지는 검버섯을
빼라고 말하지만
그냥 있는 그대로 살아가는 중입니다
그 또한 삶의 흔적이지 싶습니다
오늘도 고운 하루 보내시길 빕니다~^^
유리바다이종인님의 댓글

네 안국훈시인님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