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없이도 벚꽃이 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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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없이도 벚꽃이 지고 있다 / 유리바다이종인
시계를 보니 정오다 사이렌 소리 들은 적 오래다
2,800 세대가 넘는 아파트 입구에서 종이 커피를 빼들고
6070 사람들이 모여 수군거린다
자네, 어젯밤에 119 구급차 번쩍번쩍 소리 들었나
옆동에 살던 멀쩡한 최 씨가 심장마비로 죽었다
인자는 밤낮 없이 울리는그 늠의 구급차 소리도 지겹구마
오늘 새벽에는
40대 젊은 박 씨가 글쎄 아래위 피를 쏟으며 죽었다 안 카나
우울증을 앓던 여자가 15층에서 뛰어내린 일이 얼마전 일인데
그랑께 사람이 혼자 살마 안 되는 기라
깡소주를 밤낮없이 주머니에 쑤셔 박고 돌아 댕기미 마셔대디마는
수군거림도 잠시 이내 국민당 민주당 얘기로 돌아가고 만다
돌아오는 길에 벚꽃나무 꽃을 함박눈으로 뒤집어 쓰고 왔다
동치미를 꺼내 빈 잔을 놓아둔 채
나는 술병을 한참 응시하고 있다
창밖에 까치소리 요란하다
댓글목록
안국훈님의 댓글

얼마 전에 지인이 다 큰 자식을
그만 교통사고로 잃고
크게 상심하고 있다는 소식을 듣고
남일 같지 않게 가슴이 아팠던 것 같습니다
행복한 하루 보내시길 빕니다~^^
홍수희님의 댓글

...그렇네요
바람 없이도 꽃은 지고
한 마디 작별 인사 없이 먼 길 떠나버리는 지인도 있고
바람 없이도 꽃은 지고....를 반복 되뇌이게 됩니다.
문득 다시금 인생의 쓸쓸함을 되새기게 됩니다.
유리바다이종인님의 댓글

안국훈 홍수희 시인님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