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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집 소묘(素描)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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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김안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487회 작성일 23-04-12 06:52

본문

빈집 소묘(素描)/김안로

 

늘 다니는 길, 옆 외딴집은

개발바람에 올라선 8차선 신작로 때문에

분화구처럼 움푹 패어버려 논마지기와 대밭 사이에

지금은 여남 통의 허름한 벌집 거느리는

사립도 없는 폐가입니다.

죽었는지 떠났는지

몇 년째 벌 한 마리 보이지 않는, 빈 마구간 옆으로

산에 길을 내어 다니는 사람들이

가끔, 밭일하는 주인처럼 측간을 드나들어

언뜻 보기엔 사람 사는 집

웃으면 따라 웃고, 눈물은 닦아주고, 외로우면 감싸 안았을

쭈그린 채 공허한 이 집, 내일 헐린답니다.

부득불, 한 영혼이 소천(召天)한다기에 인적 드문 저녁

조심스레 촛불 하나 들고 마지막 조문객으로 들었습니다.

오래 격리되어 곰삭은 고독이 낯선 침입자의 숨통을 잡았고

널브러진 공간을 검색하는 촛불도 이내 소름 돋습니다.

천천히, 아주 천천히 물레처럼 도는 객()

주인이 떠난 물증인 듯한 2007 4, 농사달력 앞에 서니

한창 일철을 앞두고 집을 비운 것 같습니다.

달력 위로 눈을 들면 둥근 침()통처럼 붙어 있다가

덕지덕지 거미줄에 포획된 벽시계, 의 시간은 1143

정오인지 자정인지에 올라서지 못해 끙끙거린 시간의 미라가

유리관 속에서 자못 처량해 보입니다.

숱한 사연들 두고 떠나는 모습치고는

고태의연(古態依然)하다 할까요.

201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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