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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도 깜짝 안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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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노장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1건 조회 186회 작성일 23-04-12 14:27

본문

눈도 깜짝 안 한다   /  노 장로     최 홍종

 

 

틀림없이 느낌도 오고 낌새도 보이는데

이렇다 할 내 세울 확실한 증거들을 찾지 못해

속을 태우고 끙끙 앓고 있는데

눈도 깜짝 안 하고 모르는 일 이라고 시치미를 딱 떼고 살던

얼굴 두껍고 무심한척 하고 사는 조금 얌채 며느리가

오늘은 웬일인지 시어머니 앞에서 고개를 들지 못하고

푹 숙이고 오금이 저리는 모양이다.

자기는 전혀 죄도 없고 상관이 없는 일이라고

얼토당토 않는 일이라고 얼렁뚱땅 큰소리치며 잘 넘어가든

이런 비양심적인 인간도

현장에서 딱 붙들리고 말았으니

결국 길게 못가고 꼬리가 너무 길어

발에 밟혀 눈에 띄고 말았다.

더 이상 변명이 통하지 않고

눈을 다시금 부라리고 눈이 시퍼렇게 증거를 가져오니

한 때는 눈이 삔 적도 있었지만

이번만은 눈이 뒤집힐 지경이고 눈에 쌍심지를 켜고

다그쳐 달려드니 결국 눈에 뜨이게 되고

시어머니와 모두의 눈 밖에 나고 말았다

며느리의 그 호기豪氣스럽던 모습이 눈에 선하다.

그렇다 죄는 오래갈 것 같지만

언젠가는 뼈아프게도 뻥튀기하듯 터질 것은 터지고 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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