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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은그림 찾기 / 김진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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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香湖김진수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1건 조회 941회 작성일 17-09-10 11:07

본문

  

숨은그림 찾기

 

 


밀림입니다.

둔각으로 풀리는 롤러코스터가 출렁거리는

 

오후 세시, 은행잎 한 장, 덧 되어 박은 볼트 한 개 뽑아 티켓을 샀습니다.

 

치솟는 허공, 풀밭엔 중절모를 눌러쓰고, 지팡이를 짚은 양들이 크리켓을 치고, 양이 없는

 

클립, 물고 있던 오전을 빼서 호주머니에 넣었습니다. 풀어진 오후가 느슨해집니다. 그림 하나씩 찾아 버릴 때마다 앵무새가 같은 말을 반복합니다. ‘이번 역은수직으로 떨어지는 꽃입니다. 놀란 가시는, 내 가슴을 할퀴고 빠져나갔습니다. 현기증은 파이프에 불을 댕깁니다. 앞에 앉은 목덜미에 고래를 그려 넣은 고래가 춤추는 고래를 잡았다 놓쳤습니다. 수초는 흔들리지 않았고, 열차는 나무다리를 지나 관통되지 않은 터널 속으로 들어갑니다.

 

고래가 뚫고 나간 창밖에는 비가 내립니다.

 

귀향한 종이배가 기적을 울립니다.

비로소 가빴던 숨과 놀란 시선을 내려놓는 오후입니다.

 

 

시와세계 2017년 봄호 (통권 58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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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문정완님의 댓글

profile_image 문정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크음ᆢ시풍이 젊은 사람 빰칩니다 모르는 사람은 시인을 억수로 젊은 분으로 알겠습니다 지금도 젊지만요
늘 시의 칼을 베고 자는 시인의 모습을 보는 것 같아서 참 즐겁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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