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젖은 바람 속에 꽃이 지기도 하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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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정민기09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2건 조회 462회 작성일 23-05-01 07:38

본문

 젖은 바람 속에 꽃이 지기도 하겠지


 정민기



 울었을까, 실컷!
 젖은 바람이 불어와 그 속에서
 꽃이 지기도 한다
 목련의 눈물 곱기도 해라

 푸른 포구에 정박한 향기로운 꽃배
 한 척이 물결에 흔들리고 있다
 잔뜩 겁먹은 듯 질린 우윳빛 얼굴
 싱겁게 불어온 바람이 바닥을 쓸고
 저만치 물러나 털썩 주저앉는다

 어스름 속에 아픔을 감춘 새벽녘,
 늦은 밤부터 세월을 낚아 올리는
 찢긴 어부라도 있으면 늙지 않으리
 철부지 바람도 금세 코를 골고 있다

 바다를 출렁이며 출항하는 어선처럼
 꽃이 사라진 저기 그대로인 지평선
 미세먼지 속 흐지부지한 기억들
 인정사정없이 팽개치고 갈 순 없다

 젖은 바람 속에 울컥!
 꽃이 지기도 하겠지, 예쁘기만 한
 곱고 고운 너의 눈물이





정민기 (시인, 아동문학가)

[프로필]
본관은 경주이며, 문헌공파
1987년 전남 고흥군 금산면 어전리 평지마을 출생
2008년 <무진주문학> 신인문학상 (동시 부문)
2009년 월간 <문학세계> 신인문학상 (시 부문)
경력 '사이버 문학광장' 시·동시 주 장원 다수 / 동시 1편 월 장원<책 기타>
수상 제8회 대한민국디지털문학대상 아동문학상,
제1회 진도사랑 시 공모전 입선
지은 책으로 시집 《외로운 풍경을 서서히 지우는 저녁》 등, 동시집 《봄이 왔다!》 등
동시선집 《책 기타》, 시선집 《꽃병 하나를 차가운 땅바닥에 그렸다》
제1회 진도사랑 시 공모전 수상시집 《여가 진도여》(공저)
전남 고흥군 봉래면 신금리 원두마을 거주

e-mail : jmg_seelove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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