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벌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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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민기
지난 삼십 년 반평생을 밥벌레로
꿈틀거리며 살아왔었다 그 삶 돌이켜보면
지금 와서 새삼스럽지만,
딱히 어쩔 도리 없다 모질게도
동녘 항구를 떠나 서녘을 향해 출항하는
저 해를 보면, 볼 때마다 얄미워
나도 모르게 벌 떼가 되는 기분이 든다
물을 막는다고 흐리지 않을쏘냐
다른 곳으로 없는 길을 내어서라도 흐른다
밥벌레도 어느 방향으로 기어가더라도
결국엔 그곳에는 밥그릇이 놓여 있다
따끈따끈한 밥 한 공기 같은 봄을 맞이하던
사람들도 뜨거운 아랫목으로 갈수록
온통 진저리를 칠 정도로 이글거리고 있다
잠깐 한눈판 사이에 밥때를 잊어버린
사람이 사냥감을 놓친 맹수처럼 울부짖는다
꽃 두고 밥 먹으러 식당으로 가는
어처구니없는 발걸음을 바람은 놓친 적 없다
철새처럼 날아왔다 다시 철새처럼 날아가는
밥 생각에도 어김없이 봄이 찾아오고
새로운 싹이 파릇파릇 식욕처럼 돋아난다
정민기 (시인, 아동문학가)
[프로필]
본관은 경주이며, 문헌공파
1987년 전남 고흥군 금산면 어전리 평지마을 출생
2008년 <무진주문학> 신인문학상 (동시 부문)
2009년 월간 <문학세계> 신인문학상 (시 부문)
경력 '사이버 문학광장' 시·동시 주 장원 다수 / 동시 1편 월 장원<책 기타>
수상 제8회 대한민국디지털문학대상 아동문학상,
제1회 진도사랑 시 공모전 입선
지은 책으로 시집 《외로운 풍경을 서서히 지우는 저녁》 등, 동시집 《봄이 왔다!》 등
동시선집 《책 기타》, 시선집 《꽃병 하나를 차가운 땅바닥에 그렸다》
제1회 진도사랑 시 공모전 수상시집 《여가 진도여》(공저)
전남 고흥군 봉래면 신금리 원두마을 거주
e-mail : jmg_seelove1@hanmail.net
댓글목록
노정혜님의 댓글

법 벌래가 정감이 갑니다
우리는 옛시절 밥벌래로 만났죠
생명이 있는것은 밥벌래입니다
빛이 되어가는 모습에 박수를 보냅니다
우리모두는 밥벌래입니다
오늘도 존경 감사 축복 합니다
정민기09님의 댓글의 댓글

한 주간도
좋은 시간 보내시길 바랍니다.
예향도지현님의 댓글

사람은 원래 밥벌레가 아니든가 요
밥벌레 신세를 면하려면
저 세상으로 가는 길 밖에 없지 않을까요?
오늘도 귀한 작품 감사합니다
어버이날 행복 하십시오^^
정민기09님의 댓글의 댓글

좋은 하루 보내시길 바랍니다.
안국훈님의 댓글

모든 게 풍요로워지고
살기 좋아진 세상
밥값을 못하는 인간이 늘고 있는 것 같아
자못 걱정이 됩니다
고운 한 주 맞이하시길 빕니다~^^
정민기09님의 댓글의 댓글

즐거운 하루 보내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