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흰가시광대버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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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정민기09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773회 작성일 23-05-17 06:42

본문

 흰가시광대버섯


 정민기



 티 위에 골프공을 놓고 가버린 골프광
 그를 하염없이 기다린다고 해가 질까
 욕도 함부로 할 수 없는 식물이 되어서
 내 몸을 자비스럽게도 탈피할 수도 없다
 산책하는 사람들이 꾸역꾸역 몰려드는 저녁
 이 자리에서 캥거루처럼 뛰어가고 싶다
 무용수처럼 움직이는 골프채는 어디로 갔나
 구름과 이별한 비가 머리 위로 떨어진다
 달빛에 어둠을 연주하는 밤바람
 약삭빠른 고양이가 울음을 던져놓는다
 골프공이 꺾이고 안개 속에 사라져 간다
 꽃이 지자마자 내가 피어나는 순간
 갈매기 눈썹은 어느 바다로 날아갈 것인가
 어둠 속에 포장된 개가 짖는 깊은 봄밤
 골프공은 보름달에 누워 잠을 청하겠지
 싹이 난 감자처럼 잔뜩 뿔이 난 남자
 늙은 민들레 꽃씨로 골프를 치려고 한다
 눈물은 꼬리마저 흔적도 없이 사라지고
 소란을 피우는 닭 울음소리를 비튼다
 시무룩한 외마디 비명이 들려온다
 모처럼 골프공 날아가는 소리인 듯
 어둠처럼 입가에 미소가 번지고 있다





정민기 (시인, 아동문학가)

[프로필]
본관은 경주이며, 문헌공파
1987년 전남 고흥군 금산면 어전리 평지마을 출생
2008년 <무진주문학> 신인문학상 (동시 부문)
2009년 월간 <문학세계> 신인문학상 (시 부문)
경력 '사이버 문학광장' 시·동시 주 장원 다수 / 동시 1편 월 장원<책 기타>
수상 제8회 대한민국디지털문학대상 아동문학상,
제1회 진도사랑 시 공모전 입선
지은 책으로 시집 《별처럼 빛나고 해처럼 뜨거운 사랑이》 등, 동시집 《봄이 왔다!》 등
동시선집 《책 기타》, 시선집 《꽃병 하나를 차가운 땅바닥에 그렸다》
제1회 진도사랑 시 공모전 수상시집 《여가 진도여》(공저)
전남 고흥군 봉래면 신금리 원두마을 거주

e-mail : jmg_seelove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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