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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렌지를 먹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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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정민기09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2건 조회 330회 작성일 23-05-19 18:16

본문

오렌지를 먹다가


 정민기



 오렌지를 먹다가
 과즙처럼 팡팡 터져버리는 생각
 두꺼운 껍질만 남아 버려진다고 해도
 사랑스럽기만 한데
 누가 부른다고 해도 상큼한 오렌지가 아니라면
 그 누구라도 대꾸하고 싶지 않다
 꿈꾸는 밤이라도 달이 아닌 오렌지가 두둥실
 떠 있을 것만 같아서 외로움도 모를 것이다
 바람에 날개가 돋친 낙엽이 날아가고
 굴러다니는 오렌지 껍질을 환하게 켜고 있다
 슬픈 봄은 더는 슬퍼하지 않고 황홀해서
 어쩔 줄 모르겠다는 듯 고개를 숙이고 쩔쩔맨다
 다시 봄이 온다 해도 나는 얼마나 오렌지
 껍질을 벗기면 과즙이 팡팡 터지려고 한다
 붙어 있다가 각자 떨어져 나가도 모를 정도로
 까마득해서 아주 멀게만 느껴지는 오렌지
 내부를 들여다볼수록 상큼함이 뚝뚝 떨어진다
 껍질을 벗기자 금세 갈라지는 아픔도 잊고
 방금 깨어난 잠인 듯 비몽사몽 중에





정민기 (시인, 아동문학가)

[프로필]
본관은 경주이며, 문헌공파
1987년 전남 고흥군 금산면 어전리 평지마을 출생
2008년 <무진주문학> 신인문학상 (동시 부문)
2009년 월간 <문학세계> 신인문학상 (시 부문)
경력 '사이버 문학광장' 시·동시 주 장원 다수 / 동시 1편 월 장원<책 기타>
수상 제8회 대한민국디지털문학대상 아동문학상,
제1회 진도사랑 시 공모전 입선
지은 책으로 시집 《별처럼 빛나고 해처럼 뜨거운 사랑이》 등, 동시집 《봄이 왔다!》 등
동시선집 《책 기타》, 시선집 《꽃병 하나를 차가운 땅바닥에 그렸다》
제1회 진도사랑 시 공모전 수상시집 《여가 진도여》(공저)
전남 고흥군 봉래면 신금리 원두마을 거주

e-mail : jmg_seelove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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