똥마려운 볼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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똥마려운 볼펜 / 노 장로 최 홍종
정신없이 썼다 이제는 마무리를 어떻게 할까?
걸음걸이가 평소와는 조금 다르다
찌푸린 얼굴이 호흡도 숨이 막혀 엉뚱한 순간 이었다
급하니 조금 쉬는 것이 어떠하겠느냐고?
A4 용지의 부수수한 머리를 쓰다듬어 헤어본다
이미 많은 수고가 이 친구 덕으로 전송되었고
가까스로 마감도 몇 번 했고
편집자는 고래고래 소리소리 고함도 질렀고
벌써부터 항문에서 끈적거리는 분비물이
부끄럼도 체면도 없이 나오고 있었는데
나만 모르고 정신이 없었다.
심하게 부려 먹었어 몸살도 감기도 났을 게고
볼펜의 항문에선
이미 형형색색의 조명아래 하얀 화려한 의상을 놀리듯이
검은 똥이 나와 이상한 그림들이
이건 못 말리는 추상화를 그리고 있다.
많이도 이렇게 해코지를 했으니
그만 용서해 주자 그만 쓰자.
진즉에 일찌감치 말할 것이지...
댓글목록
안국훈님의 댓글

가끔 글을 쓰다 보면
볼펜이 그 운명을 다할 때
작은 즐거움을 느끼게 됩니다
표현이 재밌고 삶을 뒤돌아봅니다
행복한 주말 보내시길 빕니다~^^
하영순님의 댓글

저는 볼펜으로 제 이름도 잘 못씁니다
볼펜 좀 쉬게 하시고 자판기를 두드리셔요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