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 활동보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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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 활동보조사 / 유리바다이종인
매일 아침 6시 30분이면
현관문을 열고 들어오는 사람이 있다
스마트 키를 맡겼으니 주거침입은 아니다
새벽에도 몇 번이나 자다 깨던 세월이었다
내가 혹 잠들어 있어도 이해하세요
귀찮아 며칠씩 밥을 먹지 않아도 멀쩡했던 세월
나는 점차 그 사람의 시간에 나를 맞춘다
미안하기보다는
나를 새로 길들이기 위해서다
여태 나도 몰랐으나
장기 이곳저곳 수치가 높았는데
매아침 밥상을 차려줄 때마다
창밖에서 들려오는 새소리가
마치 내가 한그루 나무가 된 기분이다
된장찌개 두부 미역국 양배추 추어탕이
내가 현관 비밀번호를 맡겼듯이
식성을 미리 알고 차리는 것 같아요
혹 내가 일어나 걷거나 뛸 수 있는 날이 온다면
새벽이슬 안개 같은 인생길에
세상도 새로 창조되어 있을 거야
댓글목록
노장로님의 댓글

긴 시간이 지났네요.
몸이 많이 좋아지셨나요?
아마도 많은 도움을 받은것 같습니다.
글은 항상 주변에서 시작되니까요.ㅎㅎㅎ
하영순님의 댓글

유리바다 이렇게 글도 쓰고 정신이 살아 있으니 장애는 별 것 아닙니다
이승인지 저승인지 모르고 숨만 쉬는 사람도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