굴뚝에서 끓어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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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노장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2건 조회 202회 작성일 23-06-23 14:38본문
굴뚝에서 끓어오르다 / 노 장로 최 홍종
나오는 소리는 굴뚝을 통하여 알콩달콩 산다는 소문이
금방 콧노래로 나와 이웃마을로 흘러가고
끙끙 꿍꿍 앓는 소리는 근심이 머리를 풀고
바람난 아낙이 동네 큰댁 머슴과 눈이 맞았다고
동네를 휘저으며 구름 따라 바람 따라
이집 저집을 헤아려 연기되어 날고
토닥토닥 어깨를 두드려 위로를 나누어 주고
식구들의 다툼은 쌩쌩 바람 따라 나오고
세상에 휘날려 원한 풀고 해결하려하나보다
아니다 아버지의 술주정 꾸지람을 푸념하러 나오나보다
술심부름 다녀온 누나는 마루에 놓자마자
동구 밖으로 쏜살같이 도망친다
아버지의 호통소리가 굴뚝에서 쏟아지고
무서운 식구들은 뿔뿔이 헤어져
굴뚝타고 나온 근심 걱정이 동에서 번쩍 서에서 번쩍
솥에 넣을 것이 없는 어머니의 걱정이 굴뚝에서 아버지를 탓하고
어머니는 한숨이 굴뚝으로 나와
하얀 할머니의 삼단 같은 머리칼이 되어
먼저 보낸 자식 잃은 한은 가슴에 고이 묻고 한이 서린
억장이 무너져 내리고
서울로 시집간 딸년의 슬픈 비보가 이곳에서 부글부글 넘친다.
댓글목록
안국훈님의 댓글
안국훈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옛날부터 임금이 민정을 살필 때
저녁이면 굴뚝에서 연기 나는지 먼저 본다고 했듯
연기가 모락모락 나는 집은
배곯을 일이 없기에 웃음이 넘쳤지 싶습니다
행복 가득한 주말 보내시길 빕니다~^^
홍수희님의 댓글
홍수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한 편의 단편소설을 읽는 느낌이네요
실감나는 묘사에 눈에 보이는 듯합니다..
편안한 주말되세요~ 시인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