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접이우산 돌리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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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다서신형식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711회 작성일 23-07-09 05:53

본문

접이우산 돌리며
          -다서 신형식

젖어들어야 비로소
스며들 수 있는 세상이란 걸
우산을 두고 온 날에야
깨닫게 되었다

비 맞으며 걷고싶었어
라는 그 말 채 끝나기도 전에
까르르 웃어버리던
눈치 없는 하늘 올려다보며

영원하자고
한결같이 웃고 살아가자
라는 말 마저 하고 나면
타이밍 딱 맞춰
장맛비 후두둑 떨어지고

기압골에 편승하여
애꿎은 우산만 접었다 폈다 하며
터벅터벅 걸어가다 보면
울다가도 금세 웃어버리던 너

그렁그렁한 그 눈에서
언제 또 눈물 쏟아질까
한 손에 접이우산 돌리며
돌아오는 길

세상 참 편리하다
접었다 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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