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 쪄낸 찐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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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 쪄낸 찐빵
노 장로 최 홍종
새벽 전화 벨소리는 소스라치게 깜짝 놀래 킨다
시집간 딸년이 산통産痛이 시작되나보는데
찐빵을 삶아 가마솥에서 김이 무럭무럭 안달이고
끓은 물을 무릎에 후다닥 쏟아 부은 것 같이
난감하다 허둥대고 정신 못 차리고 서두른다.
무엇부터 먼저해야하나 누구에게 전해야하나
첫 새벽에 넣은 찐빵이 김이 슬슬 나오니
오늘따라 주문이 더 보채니, 맞추어 얼른 꺼내야하고
막 쪄 나온 오늘 찐빵의 맛도 음미해야하고
친정엄마는 얼른 딸년 집에 가야하는데
포장도 해야 하는데 옷도 갈아입어야하고
얼굴에 뭘 조금 발라야하는데
사위는 이미 용무 차 나가고 없어 집은 비었고
어젯밤에 나가 술타령에 늦잠 자는
영감은 어디서 자빠져 자는지 찾을 길 없고
막 쪄낸 찐빵을 몇 개 주섬주섬 싸서
산모에게 힘써 줄 몇 개 먹인다고
냅다 뛰어 내 달린다 딸년 사는 곳으로
친정어머니는 막 쪄낸 찐빵처럼 후다닥 뜨겁기 만하다
댓글목록
안국훈님의 댓글

김이 모락모락 나는 찐빵은
정성으로 만들어지듯
어머니가 만들어주는 찐빵 이야기가
아침부터 아련한 그리움을 줍니다
고운 7월 보내시길 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