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꽃 / 박의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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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꽃
박의용
나팔꽃이 부자집 숙녀라면
메꽃은 산골처녀다
나팔꽃은 도도한 아름다움이라면
메꽃은 수수한 청순함이다
나팔꽃은 사람이 의도한 곳에 피지만
메꽃은 자신이 원하는 곳에 핀다
나팔꽃은 화장을 예쁘게 한 얼굴이
찰떡 같고
메꽃은 갓 깨어난 뽀송한 맨 얼굴이
메떡 같아라
아침에 보는 나팔꽃은
환한 미소로 반갑게 인사를 하지만
메꽃은 수줍은 미소만 살포시 짓는다
같은 듯 다른
나팔 모양의 두 꽃을 보면
나는 어느새
나팔꽃 곱게 핀
어린 시절 고향의 사립문 울타리를 나와
메떡 같은 메꽃이 지천으로 널렸던
들꽃 만발한 들길을 걷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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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정민기09님의 댓글

"메꽃은 산골 처녀다"
보고 싶네요.
안국훈님의 댓글

요즘 길가 걷노라면
나팔꽃은 좀체 보기 힘들고
간간이 메꽃을 보노라면
산골 처녀처럼 미소 지는 것 같습니다
고운 8월 맞이하길 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