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두운 밤길을 조심해라 조심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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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두운 밤길을 조심해라 조심해라 / 유리바다이종인
한밤 중에 갑자기 뒤에서 손이 쑥 튀어나와 너의 입을 틀어막고
물속으로 숲 속으로 끌고 들어갈지 모른다 조심해라 나도 그런 일 겪었다
이상하다? 뒤를 돌아보면 아무도 없는데 온몸에 소름이 돋기 시작했다
우히히 키키킥 오늘 저놈의 배를 가르고 목을 잘라 나뭇가지에 걸어놓자
얘들아 모두 모여라 밤에 우리 잔치를 벌여보자
형체도 없는 허공 뒤에서 자꾸 소리가 들려왔다
네 놈이 왜 우리 사업을 망치며 정체를 까발리고 다니며 詩를 쓰느냐
혓바닥 하나가 길게 뻗쳐오더니 뒷 목을 끈적끈적 핥아 대는데
내 옷은 붉은 피로 물들기 시작했다 다시 돌아보니
피둥피둥 살이 찐 납색덩어리의 일곱 귀신이 하얀 소복을 하고 서있다
너희가 그간 사람의 육체를 이용하여 온갖 거짓된 사상으로 세상을 물들이고
살인을 일삼느라 살이 쪄도 단디 쪘구나 귀신들아 소리치며 보니
천년 묵은 고목에 붙어있는 귀신들이 반짝반짝 반딧불처럼 빛나며
빨갛게 눈만 내놓고 웃는데 그 수가 나뭇잎보다 많은 군대라
어디서 나타났는지 독사들이 내 다리를 감고 기어오르기 시작하는데
키키킥 안 그래도 벼르고 있었어 너는 오늘 우리 손에 죽는다
차가운 손들이 나를 쓰러뜨리려고 양 어깨를 엄청난 무게로 짓누르고 있었다
귀신도 영이니 육체의 힘으로는 이길 수 없는 법
나는 슬프고도 분하여 밤하늘을 우러러 얼굴을 쳐들었다
아버지여 나의 슬픔과 분한 마음을 헤아려 주시고 부디 긍휼히 여기소서
기도가 끝나자 달빛을 타고 내려오는 불수레에 한 천사장이 호령하자
귀신의 영보다 더 많은 수를 헤아릴 수 없는 천사들이 백마를 타고 오는데
번개가 하늘 이 끝 저 끝 동서남북에서 번쩍번쩍하였다
말씀의 불화살을 쏘아대기 시작하는데 활활 타오르며 귀신이 전멸하고 있다
지금도 나는 말한다 어두운 밤길을 조심해라 조심해라
어둠을 피하여 밝은 곳에서 빛난 곳에서 살아라
댓글목록
유리바다이종인님의 댓글

※
시마을 향기방 선생님들 오늘도 무더운 날에 땀이라도 좀 식힙시다
SF 영화의 한 장면처럼 느껴지십니까?
유리바다이종인님의 댓글

※
젊은 시절부터 저는 남들이 이해하지 못할 영적체험을 많이 하면서 성장했습니다
이 글은 그 부분적인 장면을 픽션과 논픽션을 적절히 구성하여 쓴 글임을 밝히는 바입니다
현실과 비현실은 구분되어야 하겠으나
제가 볼때는 그리 큰 차이가 없습니다 아주 가까이 있습니다
유리바다 라는 닉네임의 필명도 제가 고안하여 임의로 정한 이름 역시 아니올시다
혹 신비주의자라 낙인 찍지는 마시기를
안국훈님의 댓글

예전에 어두운 밤길 걷노라면
인기척에 놀라곤 했지만
요즘엔 벌건 대낮에 무차별 폭력에
도심지 다니는 것도 까닭 없이 염려하게 되었습니다
남은 팔월도 고운 날 보내시길 빕니다~^^
하영순님의 댓글

요즘 밤 길 아니어도 조심 해야 합니다
무서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