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큼 내려오니 시골로
페이지 정보
작성자
본문
냉큼 내려오니 시골로
노 장로 최 홍종
구름이 나이 먹으니 철이 났는지 안개 친구와
빗방울도 데리고 슬쩍 배시시 눈을 흘기고
산들바람도 잠깐 호흡을 멈추고 좌우를 휘휘 둘러
우리 집 마당에 은근슬쩍 내려와 낌새를 느끼고
뜰 안을 휘적휘적 돌아다니며 이곳저곳 살피더니
마당가운데서 손뼉 치며 노래자락을 흥얼대다
불현듯 창호지 방문을 두드려 소리로 늦잠을 깨워
단잠에 빠진 내외를 호통을 치듯이 일깨워 놓고
언제나 그렇듯이 그렇게 보란 듯이 또 몰래
쏜살같이 하늘로 금방 아무도 몰래 도망치니
별인가 달인가 흐르는 구름은 햇볕은 참으라지만
계절이 오는지 가는지 바람이 부는지 추운지도
무조건 일어나기 바쁘고 쉼 없이 허망하게 살다가
언제 왔는지 지저기는 이름 모를 산새 소리는
우렁차지는 안 해도 소박한 실내악이 행복이 되었고
잠이 들깬 하품소리는 슬며시 부끄럽고 송구하여
지난 시간들이 엊그제같이 슬프고 얼굴만 붉힌다.
댓글목록
정민기09님의 댓글

"지난 시간들이 엊그제같이 슬프고 얼굴만 붉"히고 있습니다.
노정혜님의 댓글

냉큼 시골로 가서 살고 싶습니다 나 님은
팔십이 넘어셨고 나는 팔십이 가까워집니다
시골에가려니 두렵습니다
보훈병원이 가까워야 합니다
병원이 놀이 공원이 됐습니다
우리건강하시길 소원합니다
우리 모두 사랑합니다
정심 김덕성님의 댓글

냉큼 내려오니 시골로
귀한 시향에
감명 받으며 다녀 갑니다.
더위속에 건간과 행복하시기를 기원합니다.
하영순님의 댓글

비와 구름 같은 자유를 갖고 싶습니다
오고 싶으면 오고 가고 싶으면 가는 자유
좋은 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