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꾸눈 장님의 나라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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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꾸눈 장님의 나라에서 / 유리바다이종인
두 눈 가진 사람이 애꾸눈이 사는 나라를 방문했습니다
새 하늘과 새 땅을 다 볼 수 있어야 한다 말을 전했으나
애꾸눈 사람들은 두 눈 가진 사람을
병신이라 욕을 하며 내쫓았습니다
산을 넘고 넘기를 얼마나 넘었을까요 고된 길을 가면서도
방문자의 신발과 옷은 조금도 해어지지 않았습니다
방문자는 장님이 사는 나라를 찾아가
장님들에게 자기의 본 것을 이야기했습니다
우리는 보지 않아도 더 잘 보인다며 비웃었습니다
사기꾼으로 내몰고 그 얼굴에 침을 뱉었습니다
몇몇 장님들이 사실이 궁금하여 찾아와서 물었습니다
정말이냐? 더 자세히 설명해 달라 하기로 알려주었더니
순간 장님들의 눈이 번쩍 뜨이며
말의 진실을 확인했는데요 기뻐 뛰며
동료들에게 가서 전하게 되자
눈을 뜨는 자가 자꾸 늘어나기 시작했습니다
이를 못마땅히 여긴 장님의 나라 임금들과 신하들이
장님의 나라에는 오직 장님만이 사는 곳이어야 한다
언론과 권력을 이용하여 전쟁을 선포하였습니다
그들은 저주하며 칼과 주먹으로 싸웠으나
눈뜬 자들은 평화를 노래하며 증거 하는 말로 싸웠습니다
장님의 나라가 아무리 강압하고 폭력을 휘둘러도
동서남북에서 눈뜬 자가 자꾸 몰려들어
그 수를 능히 헤아릴 수가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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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영순님의 댓글

단편 소설을 읽는 마음으로 일고 갑니다
은유를 살피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