십자못을 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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십자못을 빼며
- 다서 신형식
세상과 숨바꼭질 하던 기억이
점점 흐릿해지는 날엔
살과 죽음이 한팔 길이로 달라지는
수평선 끝에 나가서서
자질구레 상처난 가슴팍
그 한가운데를 정조준하여
열십자를 긋자
문득, 힘만으로는
세상을 굴복시킬 수 없다는
독백의 끄트머리에
무뎌진 십자가를 세우며
순리대로 돌아나오라
순리대로 돌아나오라
행적이 모호해진 나의 뿌리를
천천히 회개(悔改)해 보자
중력과 부력에 저항하다
마지막 숨까지 뽑아서
바다에 던져놓고 오는
숨비소리 내며
- 다서 신형식
세상과 숨바꼭질 하던 기억이
점점 흐릿해지는 날엔
살과 죽음이 한팔 길이로 달라지는
수평선 끝에 나가서서
자질구레 상처난 가슴팍
그 한가운데를 정조준하여
열십자를 긋자
문득, 힘만으로는
세상을 굴복시킬 수 없다는
독백의 끄트머리에
무뎌진 십자가를 세우며
순리대로 돌아나오라
순리대로 돌아나오라
행적이 모호해진 나의 뿌리를
천천히 회개(悔改)해 보자
중력과 부력에 저항하다
마지막 숨까지 뽑아서
바다에 던져놓고 오는
숨비소리 내며
추천2
댓글목록
정민기09님의 댓글

"바다에 던져놓고 오는
숨비소리"가 아련하게 들려오는 듯합니다.
하영순님의 댓글

이것이 인생사 입니다 신형식 시인님
백원기님의 댓글

십자못을 빼면 얼마나 홀가분할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