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어사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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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다서신형식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1건 조회 199회 작성일 23-09-04 10:30본문
오어사(吾魚寺) 에서
- 다서 신형식
비워야 할 것들은
비워버려야 한다고
반야심경의 한쪽 끝을 잡고
은근슬쩍 인연의 손을 내밀면
한 손바닥에 또 다른 손바닥 마주 대는데도
이렇게 긴 기다림이 필요하더라고
합장하고 내려서는 새벽안개들
능히 번뇌를 끊겠노라
호숫가로 도열하는 염불소리는
밤을 지샌 것들의 귓전을 두드리고
새벽 빗줄기 짜안하게 오어사에 내려
제 가슴 먼저 흔든 풍경소리만
살아 헤엄치고 있는 아침
백 여덟, 셈이 끝난 무리들은
일제히 윤회의 강에 줄 지어 서고
낮은 곳으로 몸을 낮추는 일이란
언제나 숙연한 것이라
빗물은 땅에 닿기 전
바람보다 먼저 해탈했으리니
나도, 이승의 한쪽 끝에 서서
나무관세음보살! 내세워 흥정하다가
두 손 마주하고
부처님과 타협하고 있는 중.
- 다서 신형식
비워야 할 것들은
비워버려야 한다고
반야심경의 한쪽 끝을 잡고
은근슬쩍 인연의 손을 내밀면
한 손바닥에 또 다른 손바닥 마주 대는데도
이렇게 긴 기다림이 필요하더라고
합장하고 내려서는 새벽안개들
능히 번뇌를 끊겠노라
호숫가로 도열하는 염불소리는
밤을 지샌 것들의 귓전을 두드리고
새벽 빗줄기 짜안하게 오어사에 내려
제 가슴 먼저 흔든 풍경소리만
살아 헤엄치고 있는 아침
백 여덟, 셈이 끝난 무리들은
일제히 윤회의 강에 줄 지어 서고
낮은 곳으로 몸을 낮추는 일이란
언제나 숙연한 것이라
빗물은 땅에 닿기 전
바람보다 먼저 해탈했으리니
나도, 이승의 한쪽 끝에 서서
나무관세음보살! 내세워 흥정하다가
두 손 마주하고
부처님과 타협하고 있는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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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정민기09님의 댓글
정민기09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포항 운제산에 다녀오셨군요.
산사의 선선한 바람이 그리워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