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스 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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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스 노 / 정건우
그녀가 왔다네
반송 엽서처럼 아흐레 만에
안 지치는 미스 노, 아픈 데는 없는지
볼링핀 같은 뒤태가 오금 저리는 서늘한 여자
사과 쥔 손 모양이 죽을 만큼 이쁜 여자
놀러 갈게요 큰언니
한 번도 안 놀러 온, 그래서 아내가 기다리는,
언제부턴가 나도 기다려지는, 창밖 보며, 가끔,
깐 마늘 빛 종아리에 핏줄이 퍼레서
조금 슬퍼 보이는 여자
우편함에 이름이 수십 가지로 쌓여서 도저히
수배할 수 없는 불명의 여자
할머니와 중학생, 경비와 택배 기사에게도
똑같이 인사하는 아아, 쿨피스 같은,
어디에나 다 있으면서 누구에게도 흔적이 없는
바람 같은 미스 노
첫사랑같이 아리아리한 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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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정민기09님의 댓글

"바람 같은 미스 노
첫사랑같이 아리아리한 여자"가 생각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