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변맨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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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변맨션 / 정건우
아파트 입구가 스프레이 환칠로 어지럽다
어떤 이의 하루가 이 바닥에서 나뒹군 것일까?
석양을 안고 돌아오는 사람과
도심의 어둠으로 가는 사람이 부닥치는 여기
개어귀에 검문소처럼 서 있는
아파트 어느 두 집의 창문이 까맣게 타겠구나
오가는 발걸음 분분한 속도만큼
높낮이 다른 숨결로 층층에 사는 사람들
어둑한 발코니에서 가슴을 쥐어뜯으며
가로등에 반사된 빛으로 흐르는 강물을 볼 것이다
고민과 꿈으로 저토록 담담하게 가다가
끝내 바다가 되는 저 강물
쉼 없이 헤어지고 다시 만나 흐르고
시퍼런 침묵 속에서 썰물도 되고 밀물도 되는
불빛을 따라 흐르는 강은 유유하고
곰곰한 숨길이 밤새 점멸하는 강변맨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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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정민기09님의 댓글

"불빛을 따라 흐르는 강은 유유하고
곰곰한 숨길이 밤새 점멸하는 강변맨션"에 가보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