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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변맨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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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정건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1건 조회 611회 작성일 23-09-11 15:32

본문

강변맨션 / 정건우

아파트 입구가 스프레이 환칠로 어지럽다

어떤 이의 하루가 이 바닥에서 나뒹군 것일까?

석양을 안고 돌아오는 사람과

도심의 어둠으로 가는 사람이 부닥치는 여기

개어귀에 검문소처럼 서 있는

아파트 어느 두 집의 창문이 까맣게 타겠구나

오가는 발걸음 분분한 속도만큼

높낮이 다른 숨결로 층층에 사는 사람들

어둑한 발코니에서 가슴을 쥐어뜯으며

가로등에 반사된 빛으로 흐르는 강물을 볼 것이다

고민과 꿈으로 저토록 담담하게 가다가

끝내 바다가 되는 저 강물

쉼 없이 헤어지고 다시 만나 흐르고

시퍼런 침묵 속에서 썰물도 되고 밀물도 되는

불빛을 따라 흐르는 강은 유유하고

곰곰한 숨길이 밤새 점멸하는 강변맨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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