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가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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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가을 / 정건우
옥포 화원을 막 지나
언덕마다 빽빽한 아파트 옥상으로
오색 삼삼한 가을이 언듯언듯 내려앉는 길가에서
너를 보았다
돌배기 딸을 가슴에 매단 채
생각 없는 낯빛으로 커피 빨대를 물고 있는 너
뭄바이 마린 드라이브 해변에선
목소리 신비했던 아라비아 귀부인이었지
바람의 감촉을 기억한다
한쪽에 오소소 몸 소름이 돋을 때
이내 다른 한쪽이 뜨거워지기 시작하던
감기 같은 이상 발열로 속이 끓었지
네가 떠다니는 등고선을 따라
아직 오지 않은 바람이 이미 왔던 바람을 데려다 놓고
또 어디로 불어 가는,
오늘은 여기 옥포 화원을 막 지난 길모퉁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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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안국훈님의 댓글

어제부터 내리는 가을비 때문일까
초가을의 정취가 물씬 묻어나는 아침입니다
따끈한 국물도
따뜻한 차 한 잔이 그립듯
행복 가득한 9월 보내시길 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