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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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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정건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4건 조회 597회 작성일 23-09-15 10:31

본문

젊은 시 / 정건우

아내가 이제부턴 시를 젊게 써보란다

슬픈 걸 배배 비틀어 꽈서

이쁘게 만드냐고 용쓰는 일 그만하란다

대신 뭐랄까,

읽으면 머리끝까지 아드레날린이 솟구쳐

치통까지 싹 뽑아버릴 그런 시

마트 갈 때마다 흥얼거리면 찌뿌둥한 마음

오이 꺾듯이 딱 소리 나게 해결하는

쌈박한 시를 써보란다

가정의학에 빗대는 시를 쓰시라?

사람이 하는 일인데 안 될 건 또 뭐냐며

고춧잎을 대충 무쳐 밥상을 차리고

범 내려온다 이날치 판을 틀더니

아내는 슬그머니 저녁 마실을 가시나보다

시인이 노벨 의학상도 탈 수 있다는

그럴듯한 정보를 찬으로 내놓고

시큰한 조명이 이쁘다고 소문난 요 앞 카페로

또 누굴 만나러 바삐 가시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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