콩나물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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콩나물국 / 유리바다이종인
원래 주량이 한 병인데 이상 넘어가면 얼굴 붉어진다
첫사랑을 만났을 때도 얼굴 빨개지진 않았으나
괜스레 먼산을 바라보며
가슴 쿵쿵 차마 그 눈빛을 바라볼 수 없었다
오늘 저녁엔 삼겹살이 먹고 싶었지만
시장에서 단골 아지매한테 천 원어치 콩나물을 사 왔다
아저씨 콩나물 디기 좋아하는 갑네예
단백질과 비타민을 생각하며 돌아오는 저녁노을이
애인처럼 얼굴 신선하고 참 붉구나
어디서나 헤아려 주시는 하늘의 눈동자처럼
소금 적당히 마늘 청양 고추만 다져 넣고 끓여도
이리도 속 시원한 맛인데
세상 시인들의 언어는 양념과 재료가 너무 많다
음식에도 재료가 과하면 건강에 문제가 생긴다
언어 기술은 시인들이 하고
사고(思考)의 기술은 독자에게 넘기는가 보다
요리법에도 무슨 셰프가 그리 많은지 먹자골목마다
방송국 출현 식당에 요리 경연대회 대상 어쩌고
현수막 얼굴이 사철 바람 없이도 나부끼고 있다
아버지 어머니
나는 오늘도 따끈한 콩나물국으로 밥을 먹으며
해 달 별을 바라보며 이야기를 나누고 있습니다
댓글목록
노정혜님의 댓글

어머니의 손맛이 생각납니다
좋은 아침입니다
건강들 하시길 바랍니다
우리 모두 사랑합니다
안국훈님의 댓글

어린 시절 콩나물과 콩나물밥
자주 먹었던 것 같은데
요즘엔 먹거리가 너무 많아선 지
좀체 먹기 귀해진 것 같습니다
고운 주말 보내시길 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