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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녘의 염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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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정민기09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443회 작성일 23-09-24 09:03

본문

서녘의 염전


 정민기



 해가 지면서 노을이 염전처럼 펼쳐져 있다
 철썩거리는 구름에 짠 기운이 스며 있을까
 바람에 실려 어딘가로 날아가는 소금기
 사랑처럼 수면에 일렁거리는 태양의 잔털
 속으로만 울음을 삼키고 내뱉지 않는다
 구름같이 부풀어 오를 것만 같은데
 촉각을 곤두세우듯 가지를 세우는 한 그루
 신기루처럼 보이는 사랑인가, 아마도
 염전 주위를 어슬렁거리며 울어대는 양 떼들
 결국 비가 내리다가 그치는 것이 반복된다
 허리가 반쯤 꺾인 나무는 드러눕기를 청하고
 이루지 못한 사랑은 소금처럼 결정체만
 덩그러니 남아 속히 녹아내리기를 바란다
 어디론가 급히 떠나갈 듯 차갑게 부는 바람
 늑대의 눈알 같은 보름달이 뜨는 추석날
 독한 외로움 한 잔에 낙엽처럼 으스러지듯
 잠자는 주변으로 소금기가 몰려든다
 달의 기운이 방바닥까지 내려오고 있다
 아직도 내 마음은 짜디짠 사랑이 감돈다





정민기 (시인, 아동문학가)

[프로필]
본관은 경주이며, 문헌공파
1987년 전남 고흥군 금산면 어전리 평지마을 출생
2008년 <무진주문학> 신인문학상 (동시 부문)
2009년 월간 <문학세계> 신인문학상 (시 부문)
경력 '사이버 문학광장' 시·동시 주 장원 다수 / 동시 1편 월 장원<책 기타>
수상 제8회 대한민국디지털문학대상 아동문학상,
제1회 진도사랑 시 공모전 입선
지은 책으로 시집 《내 고향 거금도 연가》 등, 동시집 《바람의 도서관》 등
동시선집 《책 기타》, 시선집 《꽃병 하나를 차가운 땅바닥에 그렸다》
제1회 진도사랑 시 공모전 수상시집 《여가 진도여》(공저)
전남 고흥군 봉래면 신금리 원두마을 거주

e-mail : jmg_seelove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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