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한 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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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한 편지 / 유리바다이종인
순간 한눈에 반해서 만나는 것도 인연이고
늘그막에 반해서 만나는 것도 인연입니다
좋은 인연은 비밀한 사연을 서로 묻지 않습니다
그리움 하나 없이 만난 인연은 오래가지 않습니다
혼자 있어도 오래도록 지워지지 않는 얼굴이 있다면
그것이 당신의 벗이며 인연입니다
기억조차 하기 싫은 시간은
빨리 끊어낼수록 좋은 인연이 올 수 있습니다
당신이 가끔 악몽을 꾸지 않기를 바랍니다
누군가 악연도 인연이라 했으나
나는 당신에게 새로 편지를 씁니다
악연은 악연일 뿐 인연이 될 수 없습니다
오늘도 해가 뜨고 달이 뜨며 별이 초롱한 하늘을
나는 당신에게 조용히 말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산 자는 살아있는 것을 말해야 하고
죽은 자는 죽은 것으로 말없는 것이 진실입니다
내가 묻노니 당신은 살아있는 인연을 원하십니까
죽은 것을 그리워 만나고자 하십니까
댓글목록
안국훈님의 댓글

가을이면 어김없이 찾아오는 그리움
수많은 인연 중에
인생을 행복하게 해주는 고운 인연도 있지만
삶을 옭아매는 악연도 있지 싶습니다
고운 주말 보내시길 빕니다~^^
하영순님의 댓글

시간은 흐르고 인연은 떠나고
산다는 것 이런 것인가 봅니다 이종인 시인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