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히 나뭇잎 물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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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히 나뭇잎 물들다 / 유리바다이종인
빛과 비와 공기 하나로 숨 쉬는 각인의 인생에도
다 때가 있는 법인데
요사 요란스러운 땅에도 순리대로 가을이 옵니다
나는 조용히 단풍 산에서 외치고 있습니다
입만 살아서 시끄러운 자들이여,
입만 살아서 세상을 어지럽히는 자들이여 떠나라
천지가 지음 받을 때는 평화로 시작되었다
인간이 만든 생각이 모여 땅을 더럽혔다
내가 나를 부인하며 살아온 지 얼마였던가
생각만 했을 뿐인데
내 말은 내가 한 것이 아니라
내 안에서 영이 말했을 것이다
(순식간에 장면이 바뀌며)
옛 인생의 나라에 지식도 말씀도 없던 시절에
날씬한 애인 하나가 소리 없는 눈물로 갔습니다
가정까지 버릴 수 없어 나를 떠났던 게지요
그 후 나는 가라지 밭에서 하늘을 그리워하다가
알곡들만 사는 밭에서 추수되었는데 멀리에서
몰래 찾아온 애인이 혼자 詩를 읽고 있습니다
추억으로 붉게 물든 그녀의 잎사귀가
술에도 취하지 않는 바람으로 흔들리고 있습니다
댓글목록
하영순님의 댓글

경북대 를 돌아 왔습니다
그곳도 가을이 서서히 물들고 있었습니다
그냥 무작정 걸었습니다
유리바다이종인님의 댓글

이전에 가까운 동네에 살 때는 중동교 신천대로를 타고
경북대 넓은 산책로를 다녔습니다만
거리가 있다보니 가본 지 오랩니다
듣고 보니
나드리콜을 불러 한번 두루 옛 추억길을 돌아보고 싶습니다
하영순님의 댓글

그러셔요 우리 집 부근에서 차 한잔 해요
유리바다이종인님의 댓글

그래요 10월 말~ 11월 초면 단풍이 진할 것입니다
제가 미리 연락을 드리겠습니다
큰 일을 겪으시고 심사 여러모로 어려우신 듯 하여 늘 글로서나마 심상 가늠하였습니다만
오랜 세월 특이하신 하영순시인님을 떠올리며 있었나이다
정민기09님의 댓글

"추억으로 붉게 물든 그녀의 잎사귀가"
바다처럼 출렁거리는 가을입니다.
나도 따라서 바스락바스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