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따는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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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이원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3건 조회 214회 작성일 23-10-19 15:58본문
박 따는 날
ㅡ 이 원 문 ㅡ
박으로 보는 또 한 세월
이 한 세월이 가는구나
가을이라 하니 들녘에 무엇인들
그냥 놓아 두고 안 거둬들일까
곡식도 그렇고 지붕 위 박도 그렇고
박 넝쿨 시드는 것으로 보아
이제 다 익어 굳었을텐데
얼마 전 올라가 바늘로 찔러보니
찌른 바늘이 쉽게 들어가더니만
오늘 찔러 보니 바늘이 휘는구나
다 익었다는 것인데 이제 따야겠구나
부엌 국 사발만큼 매달렸을때
똬리 틀어 올려놓고 키워온 박인데
어느새 한 세월 다 익었다는 것인가
나름대로 쓰여야 할 바가지
작은 것은 우물의 물 바가지로
큰 것은 부엌의 물 바가지로
어중간한 것은 광 안에 쌀 바가지로
울타리에 매달린 조롱 박은 대청 마루에 걸어 놓고
복 졸이와 묶어 올려 큰 복이나 받을까
지붕에 사다리 올려 조심스레 따 내린 박
톱으로 켜고 보니 잘도 여물었구나
씨앗은 씨앗대로 빼내어 장독 위에 말리고
하얀 속은 뭐하나 돼지 우리에 던져 놓을까
끝 물이에 덜 익은 박 속은 맑은 장국이나 한 번 끓여 먹자
속 빼내어 켜 놓은 박 가마솥에 넣어 삶아내니
이제는 양달 녘에 놓고 말릴 일만
그러고 보니 기러기 맞이에 이것이 시간이고 세월이로구나
댓글목록
유리바다이종인님의 댓글
유리바다이종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박 따는 날... 고향...
이원문시인님께서는 늘 향수에 젖어 계시는 듯 합니다
늘 평안하시기를...
안국훈님의 댓글
안국훈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예전에 시골에 가면
어렵지 않게 박을 볼 수 있는데
요즘엔 박은커녕 표주박이나 수세미도
만나기 참 어렵습니다
즐거운 금요일 보내시길 빕니다~^^
정심 김덕성님의 댓글
정심 김덕성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도시에서 살아가니까
박따는 날도 모르고 지나가는데
박따는 모습을 그려 보면서
귀한 시향에 머물다 갑니다.
행복한 금요일이 되시기를 기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