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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바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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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정건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85회 작성일 23-10-20 20:01

본문

발바닥 / 정건우

이불 밖으로 삐져나온 아내 발바닥이

소금에 절인 조선무 같다

하루 종일 버무려지던 열기 속에서

기진맥진 숨 죽었구나

걷는 게 별것이 아니라는 듯

붉었다가 희었다가를 반복하는 일이라는 듯

내보이는 자글자글한 바닥

내 족보 속 온갖 피톨들이

이 등에 올라타고 빨리 가자며 재촉하는데

신경통처럼 쑤셔오는 세간붙이를

한 뼘 되는 요 바닥으로 다잡고 가라는데

만져보는 뒤꿈치에 뭉툭한 독기

모질게 뭉친 이 기운이 아내를 서 있게 하였구나

때때로 자기도 귀찮아지는 체중을

떠받치게 하였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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