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과 요양보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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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과 요양보호사 / 유리바다이종인
이른 아침마다 門을 열고 들어오시는 분이
안녕하세요
먼저 텅 빈 싱크대부터 살펴보고 나서
또 저녁은 안 드셨네요 그러다 몸 상해요
이곳저곳 뛰는 일도 쉬운 일은 아닐 터
오후에는 오지 말고 바로 퇴근하세요
요양 보호사의 얼굴에도 가을이 오고 있다
사방천지 물드는 가을이다
집에 있는 반찬 나누듯 별미를 가져오는데
이러지 않아도 됩니다 이거 비쌀 텐데
아뇨 내 마음을 편하게 해 주시잖아요
근데 늘 글을 쓰면 무엇이 좋은데요?
나는 아무 말을 하지 않았다
오늘은 갑자기 굵은 인삼뿌리를 가져왔는데
경상도 남자에게 처음으로 말을 시킨다
고맙다고 말해 보세요, 네에 고맙습니다
속 마음보다 말로 듣고 싶었던 모양이다
댓글목록
하영순님의 댓글

그 환경이 눈에 보입니다
유리바다 시인님
이원문님의 댓글

네 시인님
마음 속의 깊은 나눔 너무 아름답습니다
잘 감상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