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엄한 형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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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엄한 형상 / 정건우
이제 막 네 살 되는 손녀가
쪼르르 달려와 무릎에 철버덕 올라앉는다
내 턱을 두 손으로 받쳐 들고 빤히 쳐다보고는
할아버지, 어둠은 왜 빛을 못 이겨?
이게 무슨 말이냐고
조카며느리한테 물었다
핸드폰에서 들리던 노래를 따라 부르더니
한 달째 그러고 있다는 것이다
이 녀석 귓불처럼 야들야들한 호기심
허리를 안고 잘근잘근 씹었다
죽을 때 머리맡에 두고 싶었던 그림 한 폭이
손녀 눈 속에 잠겨 있었다
똘망똘망한 눈동자가 헹궈내는
이 맑은 기운
아이 손에 돌려주고 싶은 그림
어둠을 보듬고 산 아래로 성큼성큼 내려오는 햇살 속에
서 있는 아이의 뒷모습.
댓글목록
유리바다이종인님의 댓글

사실 당나귀의 입에서도 사람을 책망하는 말이 나오는 얘기가 성경에도 나옵니다
자세히 그 뜻을 알고 보니
육체는 그릇에 불과하니 하늘의 성령이 사람 안에서 필요에 따라 말을 하게끔 주관한다는 것이지요
영의 움직임은 번개처럼 빠른데
그처럼 악령도 사람의 육체를 들어 씁니다
하여 모든 사물을 통해서도 가벼이 여겨 지나갈 수 없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