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낙엽의 쓸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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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박종영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2건 조회 259회 작성일 23-10-28 13:23본문
가을 낙엽의 쓸모
-박종영
산에 오르다 보면
붉은 단풍부터 회색 갈잎까지
산의 얼굴을 다채롭게 만드는 건
겨울 준비에 바쁜 발가벗는 나무들의 희생이다.
나무의 마른 기도를 태우는
저 붉은 단풍 익는 소리,
청명한 하늘에 걸려있는 힘없는 햇살 몇 줄이
바스락대는 낙엽의 핏줄을 다독이며
떠나는 길을 위로한다.
위무하는 안쓰러운 시간도 잠깐이다
가을이 떠나면서 안기는 낙엽의 진정한 쓸모는
바람에 쓸려 그 나무의 밑동에 쌓이는 순간부터다.
아직은 울긋불긋한 기운으로
퇴색되지 않은 낙엽의 연대가 왕성하여
검붉은색이든 빛바랜 갈색의 흔적까지
푸른 시절을 기억하려 새롭게 시간을 색칠한다.
어쩌다 더디 자란 미숙한 어린나무의 성장을 위해
양생의 순리에 가담하는 가을 낙엽의 쓸모,
그 헌신의 보람으로
환희의 봄이 약속되는 것이다.
댓글목록
유리바다이종인님의 댓글
유리바다이종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낙엽의 빛깔에도 저마다 사연이 있네요
좋은 시 잘 감상하였습니다
하영순님의 댓글
하영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낙엽을 밟으면 바사삭 하는 소리에 슬퍼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