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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추 말리기

페이지 정보

작성자 profile_image 다서신형식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1건 조회 723회 작성일 23-11-03 06:43

본문

고추 말리기
      -  다서 신형식

인고의 세월, 힘 빼지 말고
매달려만 있으면
좋은 세상 올 줄 알았는데
혈관에 붉은 피
펑펑 통할 줄 알았는데

얼굴 한번 붉혀보지 못하고
새파랗게 숨을 거둔 풋내기들의
그, 섣부른 최후를 떠올리면
씨를 말리는 한이 있더라도
제 색깔 내고 말겠다고
벌겋게 취기 오른 바람이 되어

눈물나게 매운
그날을 위하여서라면
사리(舍利) 하나 얻지 못하더라도
다비(茶毘)로  색을 취하겠다고
오지게 따가운 햇살 아래
벌러덩 드러누운 너,

서성임이 생존의 방법인 줄 아는
무색의 나를
부끄럽게 만들고 말겠다고
까발릴 것 다 까발려 놓고
비장하게 혀 깨무는 너,

가을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고
시뻘겋게 흥분해 있는
너를 만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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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안국훈님의 댓글

profile_image 안국훈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텃밭 농사를 짓다 보면
모종을 심고 무탈하게 키워
빨갛게 익은 고추 따기도 힘들지만
햇볕에 말리기도 참 힘듭니다
행복한 금요일 보내시길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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