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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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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정건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91회 작성일 23-11-07 10:32

본문

저 여자 / 정건우

한 달 넘게 신호등 네거리에서

아무 승용차 도어 손잡이를 잡아 흔드는 여자

제발 나 좀 데려가 달라며

운전석 유리에 얼굴을 들이박는 저 여자

무리에서 낙오된 갈까마귀 같다

어떤 사달이 저토록 치렁한 머리채를 휘감아

편대 밖으로 패대기쳤는지

또 어떤 가십거리가 이륙 신호 앞에서

뒤꿈치를 도렸는지 모를 일이나

낼 출근길엔 저 여자 큰소리로 불러 차에 태우리

너를 옆에 태우고

내비게이션에도 뚜렷하게 활주로로 표시된

이 대로를 박차고 날아올라

애절하게 날고 싶은 저 망망한 창공

그 길의 한쪽에 널 놓아두리

나도 가고 싶었던 저쪽으로 날아가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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