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 눈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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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눈빛 / 정건우
복지회관 정자나무 아래에
상노인이 혼자서 밥을 잡숫고 계신다
고개를 세우고 어디 한 곳을
눈 시린 표정으로 오래오래 바라보시며
오물조물 씹으신다
나뭇가지 사이 노을에 물드는
무상무념한 옆모습
비우고 채우고 다시 비웠던
지난날을 말씀하고 계시는 게 아니라
일용할 양식을 처리하는
수백만 년 시행해 왔던 인류 보편의 방식으로
시위하시는 게 아니라
저 눈빛, 허물어진 아래턱으로
조곤조곤 눌러 가라앉히는 울음일까?
소화시키고 싶은 어느 한쪽
망연히 바라보시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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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이원문님의 댓글

네 시인님
그 시간 앞에 허무함
어떻게 헤아려 드릴까요
지나보니 모두가 부질없는 것
그 세월에 속은 것 밖에 없겠지요
잘 감상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