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과 꿈의 경계에서 새 편지를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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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과 꿈의 경계에서 새 편지를 전합니다 / 유리바다이종인
늙어갈수록 꿈을 많이 꾼다는 말이 사실이었습니다
젊을 때 꾸던 꿈 하고는 다릅니다
그때는 망설임 없는 생각이 혈관을 타고 흘러
심장이 쉼 없이 펌프질 해대는 꿈이었으나
지금은 잘못된 지난 일들이 꿈을 통해 선명하게 비춰줍니다
나는 이러한 꿈을 삶을 돌아보는 좋은 기회라고 생각합니다
찰나의 장면 속에서 깨어나 혼자 말을 합니다
미안하다 내가 잘못했다
한밤중 초가집 처마 속을 뒤져 자는 새를 잡아 꺼내었고
작은 산길을 가다 만난 웅덩이에서 헤엄치던 도룡용이며
손에 가지고 놀다 죽인 숱한 생명들이여
내 꿈은 내 꿈이 아니라 망각의 바닥에서 비춰주는 영의 꿈이니
돌아보는 곳마다 가을이 붉게 타오르고 있습니다
나는 새 편지를 그대에게 전합니다 부탁하노니
사랑한다는 고백의 옛 편지를 지우지 마시고
새로 써 내려가는 편지를 부디 읽어주시기를 원합니다
살아있고 느끼는 작은 생명 하나에도 부활의 소망이 있습니다
늙을수록 꾸는 꿈은 영혼을 깊어지게 합니다
깨어있는 꿈은 실체가 되어 나타나기 때문입니다
옛 것과 새것을 나눠서 받는 꿈은 큰 축복입니다
이젠 사랑한다는 말 대신 함께 살아가고 싶다 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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