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수아비의 눈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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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허수아비의 눈물 *
우심 안국훈
얼굴에 난 상처는 좀체 없어지지 않듯
인연이란 게 본디 운명의 끈처럼
함부로 끊을 수도 없고
영원토록 유지할 수도 없거늘
가족과 헤아릴 수 없는 세월 보낼수록
새끼 몇 배 낳은 암소처럼
구멍 숭숭 뚫려 국물 우러날 게 없도록
부모의 뼛속까지 갉아먹고도 모자란 듯 보채고 있다
끝없는 희생으로 자라오며
마지막 수액까지 뽑아먹고 살았으니
이젠 희멀건 국물만 우러나지만
가을비는 빈 들녘 지키는 모정의 눈물이어라
늙지도 않을 것 같던 어머니
무딘 착각 속에서
살금살금 속부터 골병들다가
어느 순간 풀썩 쓰러지는 허수아비 같다
댓글목록
정심 김덕성님의 댓글

틀림없이 가을인데
겨울다워지는 날씨가 미워지는
그런 안타까운 마음이 있습니다.
눈도 내리고 추워지면서 더 그리움 속에
살아가는 중에 어머니가 더 그리워 집니다.
월요일 입니다.
한주간도 건강하셔서 행복하시기를 기원합니다.
안국훈님의 댓글의 댓글

안녕하세요 김덕성 시인님!
지칠 대로 지친 일소는 쉬고 싶단 생각도 못하듯
뼈 빠지게 일하다가 풀썩 논에서 드러누울지 모릅니다
그저 열심히 산다고 행복한 게 아닐진대...
행복한 하루 보내시길 빕니다~^^
하영순님의 댓글

인연 허무한 것입니다 만났다 헤어지면 그만 인 인연
좋은 아침 안국훈 시인님
안국훈님의 댓글의 댓글

고맙습니다 하영순 시인님!
기다림 끝에 찾아온 가을도 어느새
낙엽으로 수북하게 쌓이며
아쉽다는 듯 작별 인사를 하려 합니다
행복한 하루 보내시길 빕니다~^^
홍수희님의 댓글

끝없는 희생으로 자라오며
마지막 수액까지 뽑아먹고 살았으니
이젠 희멀건 국물만 우러나지만
---이 세상 모든 어머니를 그대로 그려주셨네요.
아낌없이 주는 나무를 또 생각하게 됩니다;;
안국훈님의 댓글의 댓글

감사합니다 홍수희 시인님!
어느새 나무들도 곱게 물들던 이파리
낙엽으로 대지를 뒤덮고
아쉬운 듯 가을과 별리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행복 가득한 하루 보내시길 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