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체국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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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체국에서 / 정건우
마감 무렵 한 노인이 오셨는데요
얼룩으로 칠갑을 한 등산복의 노인이
못 올 곳 차마 왔다는 표정으로 심란하던데요
아, 그이는 언어 장애가 있더라고요
검은 봉다리 뭉치를 겨드랑에서 꺼내 놓고는
이게 내 염통이오,
라며 왼 가슴 치는 것으로 내 눈엔 비치던데,
이 돈 어떻게 좀 해보라는 눈친데,
수술하는 의사처럼 여직원은
봉다리를 해부하는 내내 혀를 차더라고요
노인은 주섬주섬 무얼 적고는
탁 소리 나게 내밀며 엑스 자 손사래를 치는데
김만철
임마오면돈주지마소
저 집도의사 반응이라니요
우는 건지 웃는 건지 앙다문 입술이라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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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안국훈님의 댓글

살다 보면 저마다 수많은 사연 안고 살지만
우체국에서도
사연 많은 환자와 의사를 만나셨네요
이어지는 영하의 날씨지만
행복한 주말 보내시길 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