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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새바위 순교성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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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休安이석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217회 작성일 23-12-09 22:05

본문

황새바위 순교성지

                                    休安이석구

저 건너

흰옷 입은 천사들이 하늘거리네

길게 공산 말랭이 늘어선 천상의 꿈들이

하늘하늘 손짓하네

해 뜨고 지고

달도 뜨고 지고

황새바위 성지에 핏물 새기던

이백 년 전 혹독한 박해의 고통, 그 흔적

숱하디숱한 날들 그렇게 흘렀음에도

어제인 듯 생생하기만 하네

봄은 늘 선량하기만 하고

흐드러진 벚꽃 순백으로 하얗기만 한데

당신을 향한 초련이 얼마나 굳고 또 깊었길래

피눈물 아리아리 모든 그 공포 이겼나

분홍치마 휘날리는 젊은 엄마 손 이끌던

싱그러운 그 공산의 봄도 뿌리쳤나

마음엔 평화

배교의 유혹 말끔하게 쓸어 버리고

나 이제, 여기서 죽네

공산 말랭이 늘어선 저 백의의 천사들 따라

형제여 자매여

나 이제 오르네

높은 저 본향을 향해

『세종문학 제30호』 게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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