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판을 걷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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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다서신형식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1건 조회 132회 작성일 23-12-12 06:06본문
장판을 걷다가
- 다서 신형식
이사 나간 집에서 장판을 걷다가
금간 바닥을 본다
삐그덕 거리는 목문을 열면
문을 붙들고 서 있는 벽을 향하여
손금처럼 번져 가는 삶의 금 긋기.
육신을 눕혔던 잿빛 콘크리트 위로
여섯 자도 안 되는 바람 같은 이력이
곰팡이 꽃으로 피고
가난이여, 너도 살아있노라
외로움의 시를 쓰고 있었구나.
온, 오프에 익숙한 세상, 그 위로
술 한잔에 그네를 탔을 것 같은
더부살이 백열등이 히쭉 웃으면
스물스물 기어나오는 기억의 무리들.
더 이상 갈 곳이 없으면
거기서 다시 시작하는 거라고
굳은살로 긁적대던 가난의 냄새들.
손 없는 날 이사 나간 집에서
장판을 걷다가
금이 간 사람들의 길을 본다.
지금도 갈라지고 있는
내 손바닥 위의 길을 본다.
- 다서 신형식
이사 나간 집에서 장판을 걷다가
금간 바닥을 본다
삐그덕 거리는 목문을 열면
문을 붙들고 서 있는 벽을 향하여
손금처럼 번져 가는 삶의 금 긋기.
육신을 눕혔던 잿빛 콘크리트 위로
여섯 자도 안 되는 바람 같은 이력이
곰팡이 꽃으로 피고
가난이여, 너도 살아있노라
외로움의 시를 쓰고 있었구나.
온, 오프에 익숙한 세상, 그 위로
술 한잔에 그네를 탔을 것 같은
더부살이 백열등이 히쭉 웃으면
스물스물 기어나오는 기억의 무리들.
더 이상 갈 곳이 없으면
거기서 다시 시작하는 거라고
굳은살로 긁적대던 가난의 냄새들.
손 없는 날 이사 나간 집에서
장판을 걷다가
금이 간 사람들의 길을 본다.
지금도 갈라지고 있는
내 손바닥 위의 길을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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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홍수희님의 댓글
홍수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쓸쓸합니다...
사람 살아가는 일이
그런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