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 겨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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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 겨울
ㅡ 이 원 문 ㅡ
그 겨울 노을에 묻혀간 그날
춥다 춥다 그렇게 추울까
눈도 많이 내렸고
이월 끝이라야 다 녹는 눈
쌓이기도 많이 쌓여
정갱이까지 묻혔고
몰린 곳은 종아리 허벅지
소나무 가쟁이가 찢어졌으니
얼마나 많이 내린 눈이었나
가보지 않은 응달 녘 기슭에는
쌓이고 몰리고 찔레 넝쿨 반쯤이나
그렇게 묻히고 눌려 있었겠지
바람은 또 얼마나 불었나
수수깡 울타리 다 넘어갔고
지붕 뒤집힐까 바람 소리 밤새워 듣던 날
변소간 지붕 뒤집혀 다시 눌러 놓지 않았나
돼지우리 닭장에 하얗게 쌓인 눈
장독대 우물둥치는 안 그럴까
그래도 어머니는 앞 개울 얼음 깨고 빨래 했었다
그 때만 해도 맨손이었으니 얼마나 시려웠을까
그런 겨울 먼 겨울 화롯가의 그 겨울
삼시 세끼나 제대로 먹었었나
지금도 그 겨울의 고난과 배고픔
가슴에 남은 그 겨울 그 날 모아
고향 집 저녁연기에 오늘을 올린다
댓글목록
하영순님의 댓글

우리 어릴 때는 겨울이 너무 추웠습니다
지금은 난방 잘 되지 옷 좋지
겨울이 무섭지 않습니다 이원문 시인님
정심 김덕성님의 댓글

옛날 고향집이
그리워지는 밤입니다.
고난도 있었고
배고품도 있었던 먼 날이지만
그 때 그대로가 좋았던것 같습니다.
귀한 시향에 감명 깊게 감상하고 갑니다.
오늘도 즐거운 휴일 되시기를기원합니다.
노정혜님의 댓글

긴 간 거울 밤
군고구마에 동치미가 생각납니다
그때는 고운정이 있었습니다
우리 모두 감기 조심하셔요
건강보다 더 좋은 축복은 없습니다
노정혜님의 댓글

우리 모두 사랑합니다
축복합니다
다서신형식님의 댓글

춥고 가난했지만
돌아보는 고향집 굴뚝은 늘 정겹습니다
구수하고요
시마을에 대한 추억도
늘 그렇습니다